[기사_091214] "마음건강 챙기는 날" 내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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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병원 외 부산시내 병원들이 참여한 마음건강 챙기는 날 행사가 호응을 얻어 내년 2월부터 본격화한다고 합니다. 정신건강 및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분들에게 의미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이 행사를 통해 많은 분들이 건강한 생활을 누리시길 기원합니다.
9월 프로그램 시범 실시
3개월간 2천291명 상담
반응 좋아 영도구는 사전예약제 실시도
市, 내년 2월부터 본격화
회사원 이모(35·여)씨는 최근 한 보건소에서 우울증 검사를 받았다. 이씨는 평소 완벽주의적인 성격 탓에 스스로를 압박해 왔고, 어느 날부터 무기력증에 시달렸다. 우울증을 의심했지만 병원 정신과를 찾아갈 용기가 나지 않아 혼자 끙끙 앓았다. 그러던 중 지난 9월 집 근처 보건소에서 무료로 우울증 상담을 해 준다는 소식을 접했다. 보건소를 찾은 이씨가 자신의 증상을 설명하자 전문의는 "우울증 탓에 작은 스트레스도 크게 받아들이고 있는데, 지속적으로 전문적인 상담을 받으면 해결될 수 있다"며 집 근처 병원을 소개해 줬다. 이씨는 용기를 내 집 근처 병원에서 체계적인 치료를 받고 있다.
전국적으로 자살사망률 1위를 기록 중인 부산시가 일선 보건소들을 동원해 정신건강 상담 및 우울증 검사를 실시하자 시민들이 상당한 호응을 나타냈다.
14일 부산시와 16개 구·군 보건소들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석달 동안 매월 둘째주 목요일에 '마음 건강 챙기는 날'을 시범 운영한 결과, 2천291명이 정신건강 상담 및 우울증 검사를 받았다. 보건소들은 '마음 건강 챙기는 날' 프로그램을 통해 우울증, 스트레스, 자살생각 등에 대한 간이검사와 전문가 상담을 진행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7년 기준으로 부산시의 자살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5.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평균 24.4명을 웃도는 것이고, 서울 대구 등 7대 대도시들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수치이다. 부산시는 이에 따라 자살 고위험군 선별을 목적으로 '마음 건강 챙기는 날'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지난 9월 프로그램이 시작되자 평소 우울증에 시달렸거나 우울증을 의심했던 시민들이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부산 영도구의 경우 첫날에만 40여 명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일부 시민들이 상담을 받지 못했고, 보건소 측은 10월부터 사전예약제를 실시했다. 영도구 보건소 관계자는 "지난달로 프로그램이 끝났는데, '12월에는 우울증 상담을 하지 않느냐'는 문의전화가 적지 않게 걸려오고 있다"고 전했다.
동래구 보건소에서는 30여 명이 검사와 상담에 참여했다. 대부분 평소 보건소를 이용하던 40~60대 여성들이었는데, 검사 결과 프로그램 회당 평균 2~3명은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 보건소에서는 자살시도까지 했지만 전문가 상담을 받아본 적이 없었던 30대 여성이 보호자와 함께 찾아와 상담을 받고 입원 치료 등을 제안받았다.
상담을 한 시민들은 주로 '친구를 못 사귄다' '가족에 대한 감정조절이 힘들다' '자꾸 눈물이 난다'는 등의 정서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대다수 시민들은 우울증은 아니었지만 대인 관계를 유지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일을 힘들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점수로 나타내는 우울증 검사에서 '심각한 우울 증상'을 나타내는 '24~63점' 해당자가 14%로 파악됐다. 스트레스 검사에서는 '급격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경우가 14.7%, 자살생각 검사에서는 '자살생각을 많이 한다' 등 정상이 아닌 경우가 20.3%로 나타났다.
참가자들의 연령대도 다양했다. 20·30대가 각각 19%와 18%를 차지했고, 40대는 21%, 50대는 16%, 60대는 26%의 분포를 보였다. 남녀 비율은 3대 7로 나타났다.
남구 대연동 대연성모병원 강승훈 부원장은 "'마음 건강 챙기는 날' 같은 프로그램은 환자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내고 치료를 유도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내년 2월부터는 이 프로그램을 매달 실시하기로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우울증을 앓고 있지만 사회적 편견 탓에 치료를 받지 않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심리적 부담이 덜한 보건소에서 상담을 실시해 본 결과 예상보다 참가자 수가 많았다"며 "앞으로 이 프로그램을 확대 실시해 우울증 상담은 누구나 받을 수 있고, 또한 받을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화선 기자
ssun@busan.com 2009.12.14 (월) AM 10: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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